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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죽은 자의 집 청소 리뷰

꿀땡이 2021. 3. 2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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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완
가격 : 13,800원

“눈 어둡고 심약한 물고기여,
두려움을 해치고 그곳에 가야만
비로소 이 지독한 심해의 압력에서 해방될 수 있다.”

저자가 맨 처음 특수청소를 하는 자신에 대해 표현한 문구이다. 해저를 느리게 유영하는 심해어.
이뿐만이 아니다. 멍하니 죽은 자의 공간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에게 다음 스텝을 알려주는 새로이 탄생한 작은 생명체들은 죽은 자가 떠난 자리에 남겨진 오물, 구데기 등을 지칭한다.
위 언급된 단어, 문장들은 서점에서 책 제목을 보고 가졌던 내 첫 감정을 뭉개었다.

1장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이 장표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자살한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공기가 새어나가지않게 모든 입구를 봉쇄하고 착화탄을 붙여 자신을 죽여나가는 순간에도 종이와 라이터 등을 구분지어 착실하게 분리수거를 했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 처한 다른 이는 삶을 돌아보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원망하기도 한다는데 참 모순적인 상황이 아닌가?

2장 조금은 특별한 일을 합니다.
2장 제목과 달리 저자는 자신이 특별하지않다고 말한다. 언론에서 특수청소부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인터뷰하고 직업에 대한 보람과 힘든 점을 물을 때, 어느 직업이건 힘든 것도 있고 즐거운 것도 있기 마련아니냐고. 본인도 이 일을 할 때 마냥 힘든 일만 있는게 아닌 흔적이 모두 사라진, 깨끗한 공간을 볼 때면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다 읽고 난 뒤, 내가 가진 선입견에 대해 생각했다. 나라도 저자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물어볼 뻔한 질문은 ‘힘든지, 그런 일의 페이는 얼마인지, 어떤 경로로 취업되는지’ 일 것이다. 타인이 가진 무언가에 대해 내 스스로가 정의내린 껍데기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오류이고 수정되어야할 점이라고 느껴졌다. 저자처럼 애초에 특별하다 생각하지않고 물어본다면 오히려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텐데. 지난 날을 돌이키며 경거망동했던 순간을 성찰하게 만드는 독서의 여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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